행궁동 로컬 뉴스레터 11회: 남문시장의 두 얼굴, 데이터가 발견한 ‘밤’이라는 새로운 가능성

행궁동 로컬 뉴스레터 11회: 남문시장의 두 얼굴, 데이터가 발견한 ‘밤’이라는 새로운 가능성
출처: 야시장 상상도_로컬디인


들어가며

주말의 행궁동 골목을 한번 상상해보자. 갓 구운 빵 냄새와 커피 향이 공기를 채우고, 감각적인 쇼룸과 아기자기한 식당 앞에는 설레는 기다림의 줄이 이어진다. 골목마다 젊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공간의 일부가 되어 반짝이는 순간을 기록한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행궁동의 눈부신 현재이다.

그런 행궁동 중심상권에서 몇백 미터만 걸음을 옮기면, 전혀 다른 시간의 결을 마주하게 된다. 수십 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인 노포와 왁자지껄한 흥정 소리, 사람 냄새나는 활기가 넘치는 곳, 남문시장이다. 이곳은 오랜 시간 수원 시민들의 식탁을 채우고 삶의 애환을 나누던 도시의 심장 같은 공간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 때문일까?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남문시장의 풍경은 점차 '부모님 세대의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일상의 필요를 해결하던 '생활형 시장'의 역할은 서서히 빛이 바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오래된 것의 위기를 이야기할 때, 새로운 것의 등장을 원인으로 꼽는다. ‘전통시장의 위기는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 때문’이라는 진단처럼 말이다. 물론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의 또다른 이유가 외부의 강력한 경쟁자가 아니라, 남문시장의 가치를 설명하는 ‘언어’의 유통기한이 지났기 때문이라면 어떨까?

이제 놓치고 있던 질문을 던져 보자. "행궁동을 찾아온 새로운 시대의 방문객들에게 남문시장의 매력을 어떤 언어로 설명해야 하는가?" 이번 뉴스레터는 오래된 선입견에서 벗어나, 데이터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남문시장이 다시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